대법원, 정년퇴직자 재고용 거절 “회사 마음대로 안 된다”
대법원이 정년퇴직 후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을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명문 규정이 없더라도 회사가 반복적으로 퇴직자를 다시 채용해 온 관행이 있다면, 합리적 이유 없이 재고용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다.
사건번호는 2025두32673이다. 대법원은 원고 청구를 기각한 대전고법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어떤 사건이었나
시내버스 기사들이 정년 도달 뒤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되지 않으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회사는 정년퇴직자 가운데 일부를 별도 절차를 거쳐 촉탁직으로 채용해 왔지만, 해당 근로자들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전고법은 회사가 퇴직자 중 절반도 재고용하지 않았으므로 통상적 채용 관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판결의 핵심 논리는 무엇인가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은 다음과 같다.
| 항목 | 내용 |
|---|---|
| 재고용 규정 유무 | 명문 규정이 없어도 기대권 인정 가능 |
| 판단 기준 | 근로계약·취업규칙·단체협약 내용, 재고용 경위, 실제 운영 실태 종합 |
| 핵심 요소 | 단순 비율이 아닌 노사 간 신뢰관계와 반복 고용 관행 |
| 거절 정당화 사유 | 근무성적·건강상태·업무수행 능력 등 객관적·합리적 사유 |
정년 도달 시 기존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원칙 자체를 뒤집은 것은 아니다. 자동 연장이 아니라, 사용자의 기존 행태로 정당한 기대가 형성된 경우 그 기대를 보호한다는 취지다.

현장에서는 이미 시니어 재고용이 확산 중이다
종합식품기업 하림은 정년을 맞은 60세 이상 근로자를 적극 재고용하고 있다. 현재 60세 이상 재고용 인력은 169명으로 전체 임직원 2578명의 6.6%다. 최고령은 68세이며, 재고용 대상자의 평균 근속 연수는 17~18년에 달한다.
하림은 10년 이상 근속 여부, 건강 상태, 근태, 동료 평가 등을 종합해 재고용 여부를 결정한다. 2019년부터 매년 13~35명을 재고용해 왔으며, 올해 계획은 25명이다.
이들이 맡는 직무는 대체가 어려운 숙련 업무다. 부화장 관리, 닭고기 발골·정선, 개체 선별 등은 최소 2~3년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이 필요하다.
기업이 시니어를 붙잡는 이유
차대진 하림 생산본부장은 “고령 인력이 젊은층보다 속도는 떨어져도 안정감과 정밀감이 있다”고 말했다. 성수기에는 하루 도계 물량이 60만~70만 마리에서 100만~120만 마리까지 늘어나는데, 숙련 시니어가 현장을 이끌어야 생산 차질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니어인턴십(세대통합형) 사업은 숙련 근로자를 청년 멘토로 최소 6개월 이상 고용한 기업에 1인당 300만 원을 지원한다. 단순 복지가 아니라 생산성 유지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

정년 나이 65세 연장 논의와 어떻게 연결되나
현행 법정 정년은 60세다. 고령화와 연금 수급 시기 사이의 공백이 커지면서 정년 65세 연장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 정년 연장 자체를 다룬 것은 아니지만, 정년 이후 고용의 법적 보호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에 놓인다.
김수영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은 “노인 일자리가 소득 보전 개념만이 아니라 실제로 생산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촉탁직·기간제 형태로 정년 이후 고용이 이어지는 사업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파기환송심에서 재고용 관행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인정되는지가 후속 사건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정년 퇴직 나이는 현재 몇 세인가?
현행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정 정년은 60세다. 65세 연장은 논의 단계이며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공무원 정년 연장도 이번 판결과 관련이 있나?
이번 판결은 민간 사업장의 재고용 기대권에 관한 것이다. 공무원 정년은 별도 법률로 규정되며 직접적 영향은 없다.
재고용 기대권이 인정되면 무조건 다시 채용해야 하나?
그렇지 않다. 근무성적, 건강상태, 업무수행 능력 등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가 있으면 재고용 거절이 정당화될 수 있다. 합리적 이유 없는 거절만 부당하다고 판단될 수 있다.
정년 퇴직 후 촉탁직으로 일하면 조건이 달라지나?
하림 사례에서는 시니어 참여자에게 희망 시 주간 근무 중심 배치, 4시간 근무 후 30분 휴게시간 보장 등을 적용하고 있다. 구체적 조건은 회사마다 다르다.



